본문은 바벨론에 의한 남 유다의 완전한 멸망을 예언한 말씀인데, 하나님은 이 사실을 에스겔 선지자에게 그림을 그리라고 하시면서 구체적으로 상황을 설명해 주셨다.
“인자야 너는 바벨론 왕의 칼이 올 두 길을 한 땅에서 나오도록 그리되 곧 성으로 들어가는 길머리에다가 길이 나뉘는 지시표를 하여 칼이 암몬 족속의 랍바에 이르는 길과 유다 견고한 성 예루살렘에 이르는 길을 그리라 바벨론 왕이 … 점을 치되 … 예루살렘으로 갈 점궤를 얻었으므로(19~20절)” 예루살렘을 공격할 것이라고.
그리고 이런 상황을 맞이하게 된 이유를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너희의 악이 기억을 일으키며 너희의 건과가 드러나며 너희 모든 행위의 죄가 나타났도다 너희가 기억한바 되었은즉 그 손에 잡히리라(24절).”
위 구절에서 ‘악, 건과(과오), 죄’란 단어가 등장하는데, 이것 때문에 그들을 바벨론의 손에 붙이셨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구체적으로 이런 말씀을 하셨다. “너 극악하여 중상을 당할 이스라엘 왕아 네 날이 이르렀나니 곧 죄악의 끝 때니라(25절).”
이 말씀은 유다 왕 시드기야가 끝까지 하나님의 말씀을 거부하다가 나라도 패망하고 왕도 바벨론에 끌려감으로 최후를 맞이한다는 것이다.
26절에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 주 여호와가 말하노라 관을 제하며 면류관을 벗길지라 그대로 두지 못하리니 낮은 자를 높이고 높은 자를 낮출 것이니라.”
여기서 ‘관을 제하고 면류관을 벗긴다’는 말은 시드기야가 왕의 신분을 빼앗긴다는 것이고, ‘낮은 자를 높이고 높은 자를 낮춘다’는 것은 국가의 질서가 완전히 무너져 더 이상 나라가 존속할 수 없게 될 것을 말씀한 것이다.
27절에 “내가 엎드러뜨리고 엎드러뜨리고 엎드러뜨리려니와 이것도 다시 있지 못하리라 마땅히 얻을 자가 이르면 그에게 주리라.”고 하셨다.
유다(국가 이스라엘)의 멸망은 하나님이 직접 그들을 벌하신 결과이기에 누구도 다시 그 나라를 회복할 수 없는데, 때가 되면 하나님이 기뻐하는 자(아들 예수)를 보내 그 나라를 새롭게 하고 영원한 왕으로 다스릴 것을 예고하신 것이다.
다시 본문을 생각해 보자. 왜 이스라엘 백성들은 선지자를 통해 전하는 하나님의 말씀을 받아들이지 못한 것일까? 이스라엘이 바벨론에 의해 멸망할 것이라는 말을 왜 거부했는가?
그들이 알고 있는 하나님은 결코 자기 백성을 이방인의 손에 넘겨 파멸케 하는 분이 아니라고 믿었다.
애굽에 살던 그들에게 찾아와 애굽 땅을 떠나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으로 인도하겠다고 말씀하신 분이 여호와 하나님이고, 그들에게 특별히 율법을 주시면서 복을 약속하신 분도 하나님이다.
율법의 요약판인 십계명을 주시면서 하나님이 하신 말씀을 보라. “나는 너를 애굽 땅, 종 되었던 집에서 인도하여 낸 너의 하나님 여호와로라(출20:2).”
이런 하나님이 자기가 세운 나라 이스라엘과 그 백성을 이방인의 손에 붙여 파멸케 하시겠다는 말을 어찌 믿을 수 있겠는가?
예수님이 세상에 오셔서 당신이 하나님이 보낸 아들이라고 말하고, 아버지의 뜻을 전했지만 사람들은 도무지 그를 믿지 못했던 것과 같은 이치다.
사람들이 예수님을 믿지 못하는 구체적인 예를 들어보자.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가 다시 목숨을 얻기 위하여 목숨을 버림이라. 이를 내게서 빼앗는 자가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스스로 버리노라(요10:17~18).”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죽은 것은 ‘스스로 목숨을 버린 것’이란 말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예수님의 말씀을 전혀 받아들일 수 없다. 예수님은 유대인들의 미움을 받아 대제사장과 재판관의 판결에 따라 십자가에서 처형당했기 때문이다.
선악과를 따먹은 인간은 하나님의 말씀을 바르게 이해할 수 없고, 결국 믿지 못하게 되어 있다. 죄의 종이 된 탓이다. 이런 자들에게 하나님이 성령을 주셔서 깨닫게 하시고 보게 하실 때 하나님 말씀을 이해하고 믿게 된다.
유대인은 구원의 대상이 아니라 하나님의 언약을 만방에 전하기 위해 부름 받은 자들이다. 이스라엘 백성이 거주한 가나안 땅은 언약을 신실히 실행하시는 하나님의 뜻을 보여주는 특수한 공간이다. 그러기에 언약을 이루시고 성취하시는 하나님의 뜻대로 이스라엘은 멸망해야 했다.
눈에 보이는 나라와 그 백성은 모두 그림자다. 이 땅에 지어진 성전은 참 성전의 모형이다. 그러기에 불타고 없어졌다. 하지만 예수님의 몸(성전)은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심으로 영원한 성전이 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