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은 예수님이 포도원 비유를 말씀하심으로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의 아들을 어떻게 대우했는가를 고발하신 내용이다.
비유하신 말씀을 요약하면 이렇다. 한 사람이 포도원을 만든 후에 농부들에게 세로 주고 타국에 갔는데 때가 되어 포도원 소출을 받으려고 한 종을 보냈지만 저희가 종을 심히 때리고 거저 보냈다. 다시 다른 종을 보내니 그의 머리에 상처를 내고 능욕하고 그냥 보냈고, 또 다른 종을 보내니 저희가 그 종을 죽였다. 마지막으로 아들을 보냈지만 그 역시 죽였다. 화가 난 주인이 더 이상 참을 수 없어서 직접 와서 그 농부들을 진멸하고 포도원을 다른 사람들에게 주었다는 것이다.
그 후에 “너희가 성경(시118:22-23)에 ‘건축자들의 버린 돌이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나니 이것은 주로 말미암아 된 것이요 우리 눈에 기이하도다’함을 읽어 보지도 못하였느냐(10-11절)”고 물으셨다.
이 비유에서 포도원 주인은 하나님이고 포도원을 맡은 농부는 이스라엘이다. 그리고 주인이 보낸 종은 구약의 선지자들이고, 최후로 보낸 아들은 예수님이다.
그런데 이 비유를 들은 자들의 반응이 참으로 놀랍다. ‘이 비유가 자기들을 가리켜 말씀하심인줄 알고 예수를 잡고자 하였으나 무리를 두려워하여 예수를 버려두고 갔다(12절)’는 것이다.
그러니까 예수님 이야기를 사람들이 다 알아듣고 이해했다는 말인데, 그렇다면 회개하고 하나님의 아들을 영접하면 될 텐데 왜 그를 잡아 죽이려 했을까?
농부들이 주인의 것을 자기의 것으로 만들려 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주인은 따로 있었지만 긴 시간 포도원을 가꾸고 수고한 것은 자신들이다. 그러니 이제 자신들이 그 포도원을 갖고 싶었다. 그래서 주인에게 돌아갈 몫을 돌려주지 않았고, 주인의 아들도 죽였다.
인간들이 살아가는 삶의 양상을 잘 보여주신 말씀이다. 창조주 하나님에 의해 지음 받은 인간들은 주인을 몰라보고 스스로 주인이 되어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루며 살아간다. 그러니 진짜 주인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화가 날 수밖에 없다.
주인이 아들을 보냈다는 것은 자신이 오신 것과 같은 일이다(아버지와 아들은 하나이기 때문에). 그러나 인간들의 반응은 아들을 죽이면 이제 주인이 사라지니 자신들이 주인 행세를 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아들을 죽였다.
참으로 끔찍한 짓이다. 하지만 이 일은 실제로 벌어졌고, 그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 또한 기정사실이다.
왜 하나님은 아들이 죽을 줄 알면서 세상에 보내셨을까? 이것은 시편 118편 22절 말씀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세상(건축자들)은 하나님의 아들(머릿돌)을 알아보지 못했다. 그래서 필요 없다고 버렸다. 하지만 결국은 그 버림받은 돌이 집을 지탱하는 돌이 되었다는 것이다.
하나님은 자기 아들을 죽임으로 자기 백성을 구원하신다. 이것이 아버지와 아들이 언약하신 내용이기에 아들이 죽을 줄 알고 이 땅에 보내셨고, 아들은 자신이 죽을 줄 알고 이 땅에 오셨다.
“다른 이로서는 구원을 얻을 수 없나니 천하 인간에 구원을 얻을 만한 다른 이름을 우리에게 주신 일이 없음이니라(행4:12).”는 말씀을 기억하자.
어리석은 인간들은 자신의 구원을 위해 스스로 뭔가를 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 그래서 열심히 하나님을 섬기고, 기도하고, 구제하고, 성전에 가서 제사도 드렸다. 하지만 이런 일들은 구원과는 전혀 무관한 일이다. 아니 참 구원을 방해하는 요소가 되었다.
그래서 이 땅에 오신 예수님은 인간들의 구원 노력을 죄악으로 규정하며 공격했다. 여기에 격분한 인간들이 결국은 예수님을 죽인 것이다.
하지만 이 모든 일은 하나님이 언약하신 대로 이뤄진 것이다. 인간은 하나님의 아들을 죽인 죄인으로 드러났고(모든 사람을 죄 아래 가두고), 예수님은 자기 백성의 죄를 씻기 위해 자신이 대신 저주를 받으심으로 구주가 되셨다. 그래서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영광을 받으시는 것, 이것이 아버지와 아들의 약속이고 복음이다.
마귀는 끝까지 복음을 가리려 한다. 하지만 성령께서는 십자가 외에 다른 소망이 없기에 성도에게 날마다 십자가를 바라보도록 인도하신다. 내 구원이 초점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주 되심이 중요하고, 우리의 삶은 주님 앞에 무릎을 꿇고 입으로 주를 시인하는 삶이 되어야 한다.
“위엣 것을 생각하고 땅엣 것을 생각지 말라 이는 너희가 죽었고 너희 생명이 그리스도와 함께 하나님 안에 감취었음이니라(골3:2-3절).” 땅을 바라보고, 사람만 쳐다보면 십자가는 보이지 않는다. 위(언약)를 보아야 십자가가 보이고 거기에 생명의 주가 계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