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은 하나님께서 선지자에게 애가(哀歌)를 지어 부르라는 충격적인 말씀을 하셨다. 이는 유다의 미래가 희망적인 것이 아닌 비극적으로 끝날 것을 일러주시려는 것이다. 즉 유다 말기 세 왕의 몰락을 나타내는 두 사자와 한 포도나무 가지의 비유를 노래로 지어 부르게 하셨다.
2~4절에 “네 어미는 무엇이냐 암사자라. 그가 … 그 새끼 하나를 키우매 젊은 사자가 되어 식물을 움키기를 배워 사람을 삼키매 이방이 듣고 함정으로 그를 잡아 갈고리로 꿰어 끌고 애굽 땅으로 간지라.” 이렇게 되어 있다.
여기서 어미 암사자는 ‘유다 나라’고, 젊은 사자는 남 유다의 17대 왕 ‘여호아하스’다. 이 왕이 애굽 땅으로 끌려가 그곳에서 생을 마감했다(왕하23:31~34).
5~9절에 “암사자가 기다리다가 소망이 끊어진 줄을 알고 그 새끼 하나를 또 취하여 젊은 사자가 되게 하니 … 이방이 둘려 있는 지방에서 그를 치러 와서 그의 위에 그물을 치고 함정에 잡아 갈고리로 꿰고 철롱에 넣어 끌고 바벨론 왕에게 이르렀나니 그를 옥에 가두어서 그 소리로 다시 이스라엘 산에 들리지 않게 하려 함이니라.” 했다.
여기 젊은 사자는 유다 19대 왕 ‘여호야긴’이며 그는 방백들과 기술자와 백성들과 함께 바벨론으로 끌려갔다(왕하24:8-14절).
10~12절에 “네 피의 어미는 물가에 심긴 포도나무 같아서 물이 많으므로 열매가 많고 가지가 번성하며 그 가지들이 견강하여 권세 잡은 자의 홀이 될만한데 그 하나의 키가 굵은 가지 가운데서 높았으며 많은 가지 가운데서 뛰어나서 보이다가 분노 중에 뽑혀서 땅에 던짐을 당하매 그 실과는 동풍에 마르고 그 견강한 가지들은 꺾이고 말라 불에 탔더니”라고 했다.
여기 ‘피의 어미’ 역시 유다 나라를 말하고, ‘물가에 심긴 포도나무 같다’는 것은 유다 나라가 하나님의 긍휼로 풍성했던 때를 말한다. 그리고 ‘그 가지 중 하나가 뛰어나서 보이다가 분노 중에 뽑혀서 땅에 던짐을 당한 자’는 유다 20대(마지막) 왕 ‘시드기야’를 가리킨다.
하나님이 택한 백성 이스라엘이 왜 기쁨의 찬송이 아닌 애가(슬픈 노래)를 불러야 하는가? 세상의 여러 나라 중 유일하게 하나님이 직접 세운 나라가 이스라엘인데, 이 나라가 이방 나라에 의해 멸망할 것을 예고하시고 애가의 내용까지 일러주시면서 부르라고 하신 이유는 무엇인가?
전도서 7장 2절에 이런 말씀이 있다. “초상집에 가는 것이 잔치집에 가는 것보다 나으니 모든 사람의 결국이 이와 같이 됨이라 산 자가 이것에 유심하리로다.”
사람은 결국 죽는다. 이것을 국가 단위로 범위를 확장하면 모든 나라는 결국 망한다. 이 사실을 살아있는 동안에 기억하며 살라는 것이 위 구절이 일러주는 교훈이다.
창세기 2장 17절에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실과를 먹지 말라 네가 먹는 날에는 정녕 죽으리라.” 하셨는데, 아담과 하와는 선악과를 따먹었으니 죽을 수밖에 없는 것이 그들의 운명이다.
이런 관점에서 본문을 읽으면 비참하다는 생각 이전에 하나님의 말씀은 빈틈이 없고, 언약하신 것은 반드시 이루시는 여호와의 신실함을 알게 된다. 만약 본문을 읽으면서 이것을 깨닫게 된다면 이는 ‘슬픔의 노래’가 아닌 ‘기쁨의 찬송’이 될 것이다.
‘망한다. 죽는다.’는 말이 언약을 모르는 자가 들으면 분명히 슬픈 소식이다. 그러나 하나님의 언약을 아는 자에게는 이것이 당연하고 합당한 말이다. 지금 당장 내가 죽지 않고 살아 있다고 해도 타인의 죽음을 보면서 나의 미래를 알 수 있다.
죽음을 보면서 하나님의 언약을 떠올리게 되고, 보이지 않는 하나님이 살아계셔서 당신의 언약을 실행하시는 것을 확인하게 되니 이보다 더 놀랍고 감사할 일이 또 있겠는가?
히브리서 9장에는 이런 말씀이 있다. “한번 죽는 것은 사람에게 정하신 것이요 그 후에는 심판이 있으리니 이와 같이 그리스도도 많은 사람의 죄를 담당하시려고 단번에 드리신바 되셨고 구원에 이르게 하기 위하여 죄와 상관없이 자기를 바라는 자들에게 두 번째 나타나시리라(27~28절).”
사람이 죽는 것으로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후에 심판이 있음을 기억하자.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자기 백성의 죄를 담당하시려고 죄 없이 십자가에서 피 흘려 죽으셨고 주의 백성에겐 구원을 약속하셨다. 이것이 성경에서 말씀하신 복음이다.
“모든 사람이 죄를 범하였으매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지 못하더니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구속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은혜로 값없이 의롭다 하심을 얻은 자 되었느니라(롬3:23~24).” 이것이 성도의 운명이다. 이 주님을 찬양하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