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선지자 에스겔에게 두루마리 책(애가와 애곡과 재앙의 말이 기록된 책)을 주시면서 받아먹으라고 하셨고, 먹고 가서 이스라엘 족속에게 고하라고 하셨다(1절).
이것은 선지자가 구체적으로 백성에게 무엇을 전해야 하는지를 보여주신 그림이다. 하나님이 주신 말씀을 받아 전하는 것이 선지자의 책무인데, 거짓 선지자들은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말씀도 없는데 스스로 하나님의 말씀을 창안해서 백성들이 듣기 좋은 말을 전하는 경우가 많이 있었다.
그렇다면 백성들이 참 선지자와 거짓 선지자를 구분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위 구절에 의하면 선지자가 전하는 말씀이 애가와 애곡과 재앙의 말인가, 아닌가 하는 것이다.
예수님이 이 땅에 오셔서 백성들에게 하나님의 뜻을 선포하셨다. 그런데 백성들은 예수님의 말씀을 거부했다. 그 이유는 독설만 퍼붓는다는 것이다. 위로와 소망과 행복의 말이 아닌 심판과 저주와 책망의 말뿐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어쩌랴! 하나님은 의인을 불러 모으신 것이 아니라 저주받을 죄인을 불러 회개시켜 거룩한 자기 백성으로 만드시는 분인 것을.
인간들은 이런 하나님을 거부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하나님은 그들을 강권하셔서 택한 백성에 한해서 죄인임을 깨닫게 하시고, 죄 용서의 복음을 전해 주셨다. ‘피 흘림이 없으면 사함이 없다’는 십자가 복음을.
3절에 “인자야 내가 네게 주는 이 두루마리로 네 배에 넣으며 네 창자에 채우라 하시기에 내가 먹으니 그것이 내 입에 달기가 꿀 같더라.”고 했다.
애가와 애곡과 재앙의 말씀이 꿀같이 달다는 것이 이상하지 아니한가? 하나님의 말씀이 꿀같이 달게 느껴지는 것은 주의 은혜가 임했기에 일어나는 독특한 현상이다. 시편 19:10, 119:103에도 이와 같은 말씀이 기록되어 있다.
신약에서는 사도 요한이 천사가 주는 책을 받아먹었는데 먹으니 “내 입에는 꿀같이 다나 먹은 후에 내 배에서는 쓰게 되더라(계10:10).”고 했다. 이곳은 구약보다는 더 구체적인 반응을 기록하고 있다.
입에서는 달게 그러나 배에서는 쓰게 느껴진다는 것은 육을 가진 인간의 한계를 보여주는 것이다. 생명의 말씀이 어찌 달콤하지 않겠는가? 하지만 그 말씀에 끌려가는 인생은 쓰디쓴 고통을 맛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것이 예수님이 걸어가신 십자가의 길이다.
5절에 “너를 방언이 다르거나 말이 어려운 백성에게 보내는 것이 아니요 이스라엘 족속에게 보내는 것이라.”고 했는데, 이건 무슨 의미인가? 에스겔 선지자는 이스라엘 사람이고, 그가 하나님의 말씀을 전할 대상도 이스라엘 사람이다.
6절에 “너를 방언이 다르거나 말이 어려워 네가 알아듣지 못할 열국에 보내는 것이 아니니라 내가 너를 그들에게 보내었더면 그들은 정녕 네 말을 들었으리라.”고 한다.
이 말씀은 에스겔 선지자와 같은 말을 사용하는 사람들인데 선지자가 전하는 말씀을 알아듣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럼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일까? 그 이유는 7절에서 밝히고 있다.
7절에 “이스라엘 족속은 이마가 굳고 마음이 강퍅하여 네 말을 듣고자 아니하리니 이는 내 말을 듣고자 아니함이니라.”
이스라엘 백성들이 에스겔 선지자의 말을 거부하는 것은 언어가 달라 못 알아듣는 것이 아니라 강퍅한 마음이기에 하나님의 말씀을 들으려 아니 한다는 것이다.
이런 말씀을 듣게 된 선지자의 마음은 어떨까? 강퍅한 자들에게 가서 하나님의 말씀, 즉 재앙과 애곡의 말을 전해야 하는데 그들은 듣고자 아니한다고 했으니 별 소득 없는 일을 무조건 해야 할 처지에 놓여 있다.
8~9절에 “내가 그들의 얼굴을 대하도록 네 얼굴을 굳게 하였고 그들의 이마를 대하도록 네 이마를 굳게 … 하였으니 그들이 비록 패역한 족속이라도 두려워 말며 그 얼굴을 무서워 말라.”고 하셨다.
하나님이 완악한 그들의 뻔뻔함을 이길 수 있도록 선지자를 더 강하게 하셨으니 그들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하신다.
하나님이 하시는 일은 참으로 이해하기 힘들다. 완악하여 하나님의 말씀을 듣지 않을 것임을 알고 계시는 분이 왜 굳이 그들에게 선지자를 보내 당신의 뜻을 전하게 하시는가?
그 해답이 11절에 있다. “네 민족에게로 가서 그들이 듣든지 아니 듣든지 그들에게 고하여 이르기를 주 여호와의 말씀이 이러하시다 하라.”
‘이것이 여호와의 말씀(뜻)이다.’라고 선언케 하셔서 당신의 주 되심을 온 천하에 전하게 하셨다. 세상은 주가 다스리시고 그분이 영광 받기 위해 모든 것이 움직이고 있다는 점을 선포하시는 것이다. 그러니 예수 그리스도를 위한 세상, 그분이 자기 영광을 위해 펼치는 세상 외에 다른 세상은 꿈도 꾸지 말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