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에서는 에스겔이 하나님이 보여주신 이상(환상)을 보았고, 2장은 에스겔에게 성신이 임하고 주의 음성을 들려주셨다.
1절에 “그가 내게 이르시되 인자야 일어서라 내가 네게 말하리라.” 이렇게 기록되어 있는데, 여기서 특이한 점은 하나님이 에스겔 선지자에게 ‘인자야’라고 호칭했다는 점이다.
‘인자(人子)’는 말 그대로 ‘사람의 아들’인데, 무슨 의미로 하나님은 에스겔에게 ‘인자’라고 하신 것일까? 이 땅에 존재하는 모든 인간은 다 사람의 아들 아닌가? 그런데 다른 사람에게는 이런 호칭을 사용하신 적이 없는데 에스겔에게 처음 하나님이 이렇게 부르셨다(이후 다니엘에게도 이 호칭을 사용하셨다 – 단8:17).
구약에서는 ‘인자’에 대한 해석을 찾을 수 없고(단, 다니엘 7장 13절에서 다니엘이 이상 중에 ‘인자 같은 이’를 보았다는 내용이 나오는데, 이것이 ‘인자’라고 부르신 이유를 이해하는 실마리가 된다) 신약 시대에 예수님이 자신을 ‘인자’라고 하셨다는 점에서 그 이유가 비로소 밝혀진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이다. 그런데 사람의 모습으로 이 땅에 오셨다. 그래서 예수님은 자신을 ‘인자(사람의 아들)’라고 하셨다. 즉 아버지(하나님)의 뜻에 따라 이 땅에 사람의 모습으로 왔다는 것이다. “그는 근본 하나님의 본체시나 하나님과 동등됨을 취할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시고 오히려 자기를 비워 종의 형체를 가져 사람들과 같이 되었고 사람의 모양으로 나타나셨으매 자기를 낮추시고 죽기까지 복종하셨으니 곧 십자가에 죽으심이라(빌2:6~8).”
그러니까 에스겔(그리고 다니엘)을 ‘인자’로 호칭하신 이유는 장자 오실 예수님의 모습을 미리 보여줄 자라는 것이다.
2절에 “말씀하실 때에 그 신이 내게 임하사 나를 일으켜 세우시기로 내가 그 말씀하시는 자의 소리를 들으니”라고 했다. 이것은 성신이 에스겔에게 임했다는 것이다. 신약 시대에 예수님이 세례를 받으시고 물에서 올라오실 때에 하나님의 성령이 임하시는 것을 연상케 한다. “성령이 비둘기 같이 내려 자기 위에 임하심을 보시더니 하늘로서 소리가 있어 말씀하시되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요 내 기뻐하는 자라 하시니라(마3:16~17).”
3절에는 ‘내가 너를 이스라엘 자손에게 보낸다’고 하시면서, 그들을 ‘패역한 백성, 나를 배반하는 자’라 하셨다.
이후 구절에서도 ‘얼굴이 뻔뻔하고 마음이 강퍅한 자(4절)’, ‘패역한 족속(5, 6, 7절)’이란 표현이 반복적으로 언급되고 있다.
그래서 5절에서는 “듣든지 아니 듣든지 그들 가운데 선지가 있는 줄을 알지니라.”고 하셨다. 이 구절에서 하나님이 선지자를 이스라엘 가운데 세우신 이유를 알 수 있다. 자기 백성이 잘못된 길을 돌이키게 하는 것이 목적이긴 하지만 그것이 최종 목적은 아니고 그들의 잘못을 알려주시는 하나님이 계심을 보여주는 것이 핵심이다.
6절에 “인자야 너는 비록 가시와 찔레와 함께 처하며 전갈 가운데 거할찌라도 그들을 두려워 말고 그 말을 두려워 말찌어다.”라고 하셨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패역한 족속, 마음이 강퍅한 자들이기에 하나님의 뜻을 전하는 선지자를 심하게 핍박할 것임을 알려주심과 동시에 그들을 두려워 말라고 하신다.
가시와 찔레, 그리고 전갈 가운데 거하는 자(선지자)는 고통과 공포에 사로잡힐 수밖에 없다. 하지만 하나님은 분명히 말씀하셨다. ‘그들을 두려워 말라’고. 이게 어찌 가능한 일인가?
인간의 능력으로는 불가능하다. 그래서 하나님이 조치하신다. 8절에 “네 입을 벌리고 내가 네게 주는 것을 먹으라.”고 하셨다. 주님이 주시는 것은 ‘두루마리 책에 기록한 하나님의 말씀’인데 이것을 먹으라니 이게 무슨 말인가?
더 놀라운 것은 10절 말씀이다. “그가 그것을 내 앞에 펴시니 그 안팎에 글이 있는데 애가와 애곡과 재앙의 말이 기록되었더라.”
하나님의 말씀이 기록된 책(두루마리)을 먹으라고 하신 것도 기이한 일인데, 그 책에 기록된 내용이 애가, 애곡, 재앙의 말이라니 이게 도대체 어찌된 영문인가?
하나님이 선지자를 보내시는 이유는 세상을 심판하시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선지자의 입에서 나오는 하나님의 말씀은 사람들이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이다. “하나님이 너희를 죽이실 것이다.”라는 말씀.
이 말씀을 받은 선지자는 더 이상 두려울 것이 없다. 죽을 인간들이 어떤 반응을 보이든 그것은 심판으로 귀결될 뿐 별 영향력이 없는 행위일 뿐이다. 어차피 죽을 자들인데 그들이 무슨 말을 해도, 그리고 어떤 행동을 해도 그 모두는 심판과 저주의 결과로 이어질 뿐이기 때문이다.
예수님은 이 땅에 오셔서 사람들을 향해 ‘독사의 자식(새끼)들아(마12:34, 23:33)’라고 하셨다. 이것은 과장된 표현이 아닌 실상을 말씀하셨다. 이것이 선지자가 그리고 오늘날 성도들이 전할 하나님의 말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