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 안에서 행해지는 가증한 일들을 계속 에스겔에게 보여주시는데, 성전 북문에서는 ‘여인들이 앉아 담무스를 위하여 애곡’하고 있고, 성전 현관과 제단 사이에서는 ‘약 25인이 여호와의 전을 등지고 낯을 동으로 향하여 동방 태양에 경배’하고 있다.
이것을 보여주신 후 하나님이 에스겔에게 하신 말씀이 “인자야 네가 보았느냐? 유다 족속이 여기서 행한 가증한 일을 적다 하겠느냐? 그들이 강포로 이 땅에 채우고 또 다시 내 노를 격동하고 심지어 나뭇가지를 그 코에 두었느니라. 그러므로 나도 분노로 갚아 아껴 보지 아니하고 긍휼을 베풀지도 아니하리니 그들이 큰 소리로 내 귀에 부르짖을지라도 내가 듣지 아니하리라(17~18절).” 하셨다.
이 말씀을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드는가? 이스라엘 백성이 심판받는 것은 당연하고, 이스라엘을 심판하시는 하나님은 지극히 합당하신 분임을 인정할 수밖에 없지 아니한가.
그렇다면 오늘날 우리의 삶은 어떠한가? 하나님이 가증하게 여길만한 것이 나에게는 없는가? 만약 있다면 우리 또한 하나님의 심판을 합당하고 마땅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가?
14절에 ‘여인들이 앉아 담무스를 위하여 애곡하더라.’라고 했는데, 담무스는 고대 수메르 신화에 의하면 곡식을 관장하는 신인데, 그의 아내에 의해 추방되어 땅의 통치권을 상실했지만 뜨거운 여름이 지나면 부활하여 다시 식물 세계를 통치할 것으로 믿었다.
이스라엘 여인이 담무스를 위하여 애곡하는 것은 담무스 신이 속히 부활해서 식물을 풍성하게 할 것을 염원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
16절에는 성전 문 앞 현관과 제단 사이에서 “약 25인이 여호와의 전을 등지고 … 동방 태양에 경배하더라.”라고 했다. 여기 25인은 24반열로 구성된 제사장(대상24:1~19참조) 대표 24명과 대제사장을 합한 수인데, 이들이 여호와의 전을 등지고 동방 태양에 경배했으니 하나님이 진노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니 18절 말씀이 조금도 이상할 것이 없다. “그러므로 나도 분노로 갚아 아껴 보지 아니하고 긍휼을 베풀지도 아니하리니 그들이 큰 소리로 내 귀에 부르짖을지라도 내가 듣지 아니하리라.”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성전은 어떤 곳인가? 솔로몬 왕이 성전을 완공한 후 하나님이 솔로몬에게 찾아와 들려주신 말씀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저(솔로몬)에게 이르시되 네가 내 앞에서 기도하며 간구함을 내가 들었은즉 내가 너의 건축한 이 전을 거룩하게 구별하여 나의 이름을 영원히 그곳에 두며 나의 눈과 나의 마음이 항상 거기 있으리니(왕상9:3).”
역대하 7장 12~14절을 보자. “밤에 여호와께서 솔로몬에게 나타나사 이르시되 내가 이미 네 기도를 듣고 이곳을 택하여 내게 제사하는 전을 삼았으니 혹 내가 하늘을 닫고 비를 내리지 아니하거나 혹 메뚜기로 토산을 먹게 하거나 혹 염병으로 내 백성 가운데 유행하게 할때에 내 이름으로 일컫는 내 백성이 그 악한 길에서 떠나 스스로 겸비하고 기도하여 내 얼굴을 구하면 내가 하늘에서 듣고 그 죄를 사하고 그 땅을 고칠지라.”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자기들이 좋아할 내용만 쏙 뽑아 믿었다. 그러다가 하나님이 약속대로 우리에게 복을 주시지 않는다고 결론을 내렸고, 그 결과 우상에게로 관심을 돌렸다.
열왕기상 9장 3절 이하의 말씀과 역대하 7장 15절 이하의 말씀이 어떻게 되어있는지 끝까지 보아야 한다. 순종하면 그들이 기대한 대로 복을 받고, 불순종하면 “내가 저희에게 준 땅에서 그 뿌리를 뽑아내고 내 이름을 위하여 거룩하게 한 이 전을 내 앞에서 버려 모든 민족 중에 속담거리와 이야기거리가 되게 하리니(대하7:20)”라고 하셨다.
결론은 구원받을 인간은 없다는 것이다. 이 내용은 신약까지 연결된다. “의인은 없나니 하나도 없으며(롬3:11).” “모든 사람이 죄를 범하였으매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지 못하더니(롬3:23).”
인간은 하나님의 말씀을 왜곡해서 받아들이니 저주받을 수밖에 없고, 혹시 말씀을 제대로 이해했다고 해도 그 말씀에 순종할 능력이 없으니 역시 저주가 합당하다.
그렇다면 누가 구원을 얻는가? 하나님이 아들을 화목제물로 내어주셨다. 즉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피 흘려 죽으심으로(성전이 파괴됨으로) 자기 백성이 새롭게 탄생하게 된 것이다. 이들은 더 이상 저주의 대상이 아닌 그리스도의 피로 정결케 된 자이며, 예수님의 피를 자랑하는 주의 백성이다.
하나님은 자신이 언약하신 대로만 일하신다. 그러니 우리는 언약 외에 다른 것에 관심을 둘 이유가 없다. 언약을 벗어나는 순간 그는 영원한 저주와 심판의 대상일 뿐이기 때문이다.
언약에 따라 이 땅에 오신 예수님이 이렇게 말씀하셨다. “인자의 살을 먹지 아니하고 인자의 피를 마시지 아니하면 너희 속에 생명이 없느니라.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자는 영생을 가졌고 마지막 날에 내가 그를 다시 살리리니 내 살은 참된 양식이요 내 피는 참된 음료로다(요6:53~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