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에서는 복음을 받아들였다는 이유로 불신자들로부터 많은 환란과 핍박을 받으면서도 믿음을 포기하지 않고 인내하는 성도들에게 유로와 용기를 주는 말씀이 주어졌고, 2장은 주님 재림에 대해 거짓된 내용을 전파하는 악한 자들의 주장에 미혹되지 말기를 당부함과 동시에 재림 전에 있을 징조를 설명했다.
3장은 성도들에게 ‘우리를 위하여 기도하라’고 당부하면서 말씀이 전개되는데, 1절에 “종말로”라는 단어는 우리가 흔히 이해하는 ‘세상 끝’을 말한 것이 아니라 편지의 끝부분에 와서 ‘마지막으로’라는 말이다.
1절을 다시 보자. “종말로 형제들아 너희는 우리를 위하여 기도하기를 주의 말씀이 너희 가운데서와 같이 달음질하여 영광스럽게 되고” 이렇게 되어 있다.
복음이 막히지 않고 잘 전파되기를 기도해 달라고 부탁한 것은, 성령이 허락하지 않으면 복음 전하는 일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성도들에게도 역시 이 사실을 깨닫도록 하는 것이다.
다른 서신에서도 이런 당부를 했다. “또한 우리를 위하여 기도하되 하나님이 전도할 문을 우리에게 열어주사 그리스도의 비밀을 말하게 하시기를 구하라 내가 이것을 인하여 매임을 당하였노라(골4:3).”
사도는 복음을 분명히 깨달았다. 그러기에 자신이 깨닫고 알게 된 내용을 언제, 어디서, 전할지 말지는 본인의 의지에 달린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렇다면 굳이 성도들에게 이런 기도를 부탁할 이유는 없다.
복음 전파는 성령의 일이지 성도의 일이 아니다.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말이다. 그래서 주께서 허락해 주실 것을 기도해 달라고 한 것이다. 그리고 성령에 의해서 복음이 전파될 때 주님이 영광을 받으신다는 것도 함께 이야기하고 있다.
2절에 “또한 우리를 무리하고 악한 사람들에게서 건지옵소서 하라 믿음은 모든 사람의 것이 아님이라.”고 했다.
사도는 하나님으로부터 큰 능력과 지혜와 권세를 받았기에 외부의 어떤 어려운 환경도 능히 이겨낼 수 있다고 여기는데 이는 큰 착각이다. 사도 역시 나약한 인간이고 ‘우리와 성정이 같은 사람(약5:17)’이기에 환란과 핍박이 오면 고통과 아픔을 느끼고 그 정도가 심하면 넘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성도들에게 기도를 요청한 것이다. ‘주님이 지켜주시지 않으면 저는 넘어질 수밖에 없는 나약한 죄인입니다.’라는 고백을 주님 앞에 그리고 성도들에게 한 것이다.
그리고 “믿음은 모든 사람의 것이 아님이라.”고 했는데, 이 말은, 복음 전하는 사도 일행을 핍박하고 미워하는 자들은 믿음을 선물로 받지 못했기에 이런 행동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복음을 기뻐하고 다른 이들에게 전하는 것도 믿음을 선물로 받았기에 가능한 일이라는 것이다.
3절에서는 핍박받는 성도들에게 “주는 미쁘사 너희를 굳게 하시고 악한 자에게서 지키시리라.”라고 용기를 주고 있다.
이것은 사도의 희망 사항을 말한 것이 아닌, 하나님이 자기 백성을 인도하실 것임을 말한 것인데, 자신도 일반 성도와 똑같은 입장이고 주님의 보호 아래 놓여 있음을 말한 것이다.
5절 “주께서 너희 마음을 인도하여 하나님의 사랑과 그리스도의 인내에 들어가게 하시기를 원하노라.” 이 말씀 역시 사도의 바람을 말한 것이 아닌 하나님이 성도를 끝까지 이끄실 것이란 점을 표현한 것이다.
사람이 무언가를 소망하고 갈구한다고 해서 하나님이 들어주시지 않는다. 기도는 내 소망을 하나님께 아뢰는 것이 아니다. “그의 뜻대로 무엇을 구하면 들으심이라(요일5:14).”는 말씀을 잊지 말자.
6절에서는 “규모 없이 행하고 우리에게 받은 유전대로 행하지 아니하는 모든 형제에게서 떠나라.”고 했다. 이것은 같은 교회에 출석하는 자라고 해서 다 주 안에서 하나가 된 형제는 아니라는 말이고, 사도가 전한 복음을 가감하여 편집하는 자들은 형제가 아니기에 떠나라고 말했다.
7~9절에 “우리가 너희 가운데서 규모 없이 행하지 아니하며 …… 양식을 값없이 먹지 않고 오직 수고하고 애써 주야로 일함은 너희 아무에게도 누를 끼치지 아니하려 함이니 …… 너희에게 본을 주어 우리를 본받게 하려 함이니라.”라고 했다.
전도자는 자기 권리를 주장하는 것이 우선이 아니라 복음을 드러내기 위해 절제하고(규모 없이 행하지 않고) 본을 보이는 삶이 합당하다는 것이다.
예수님이 십자가 지셨다는 복음 앞에서 나의 정당함과 권리를 주장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논리다.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 이제 내가 육체 가운데 사는 것은 나를 사랑하사 나를 위하여 자기 몸을 버리신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믿음 안에서 사는 것(갈2:20)”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