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은 서신의 끝부분인데, 사도는 데살로니가 교회에 편지하면서 말미에 꼭 들려주고 싶은 말을 강조하듯 다시 한번 되새기고 있다.
23절에 “평강의 하나님이 친히 너희로 온전히 거룩하게 하시고 또 너희 온 영과 혼과 몸을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강림하실 때에 흠이 없게 보전되기를 원하노라.”라고 했는데, 이것은 성도가 실천할 일을 말한 것처럼 들릴 수 있으나 그것이 아니라 ‘주님께서 너희를 온전케 하실 것’을 잊지 말라는 이야기다.
이것은 서신 곳곳에 몇 차례 언급된 내용이다. 2장 10절에서는 바울 일행이 주님의 은혜로 ‘거룩하고 옳고 흠 없이 행한 것에 대하여 하나님과 너희가 증인이다’라고 했고, 3장 13절에는 “너희 마음을 굳게 하시고 우리 주 예수께서 그의 모든 성도와 함께 강림하실 때에 하나님 우리 아버지 앞에서 거룩함에 흠이 없게 하시기를 원하노라.”라고 했다.
그러니까 성도의 거룩케 됨은 성도 개인의 노력 여하에 달린 것이 아닌 예수님이 십자가 지심으로 말미암아 성도는 거룩함을 얻게 되었다는 말이다. - “이 뜻을 좇아 예수 그리스도의 몸을 단번에 드리심으로 말미암아 우리가 거룩함을 얻었노라(히10:10).”
24절에 “너희를 부르시는 이는 미쁘시니 그가 또한 이루시리라.”라고 했다. 이것은 23절의 내용(성도를 거룩하게 하시고 흠이 없게 하심)을 성도가 이루는 것이 아닌 ‘자기 백성을 부르신 신실하신(미쁘신) 주님께서 이루신다’는 점을 잊지 말기를 거듭 당부하고 있다.
교인들이 이 부분을 오해해서 ‘성도 각자의 성실과 노력을 통해 거룩한 삶을 살기 위해 힘쓸 때 성령께서 도우셔서 거룩하게 되도록 이끄실 것’으로 생각하는데 전혀 아니다.
여기에서 말씀하는 ‘거룩’과 ‘흠 없음’은 인간의 관점이 아닌 심판주 예수님 관점이기에 성도 개인의 자질이나 수고가 아닌 자기 백성의 죄를 담당하신 분의 십자가에서 흘린 피로만 가능한 것이다.
25절에는 “형제들아 우리를 위하여 기도하라.”라고 당부한다. 이것은 전도자와 데살로니가 성도가 한마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말한 것으로, 형제를 위해 기도할 때 ‘그(형제)의 하는 일이 하나님의 뜻대로 되기를 간구’하게 되고, 기도하는 자 또한 ‘하나님의 뜻대로 이뤄주실 것’을 소망하며 기도하기에 결국 한마음이 될 수밖에 없다.
26절에 “거룩하게 입맞춤으로 모든 형제에게 문안하라.”라고 했는데, 이 말은 ‘이렇게 하는 것이 너희에게 유익하다’거나, ‘이것을 꼭 실천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그리스도의 피로 한 형제 된 자들의 모습을 서로 확인하며 주께 감사하라’는 말이다.
세상은 온통 복음의 광채(예수님이 십자가에서 흘린 피의 의미)를 가리는 사단의 놀음에 놀아나고 있다. 그러기에 성도는 십자가를 밝히 드러내는 일에 도구가 되어 살도록 주께서 이끄신다. 이렇게 끌려가는 모습이 ‘거룩한 입맞춤(주님 피로 씻음 받음을 확인함)’이고 이것이 ‘형제에게 문안’하는 것이다.
27절에서는 “내가 주를 힘입어 너희를 명하노니 모든 형제에게 이 편지를 읽어 들리라.”라고 했다. 이 부분은 특별하게 강한 어조로 말하고 있다.
사도의 편지는 하나님의 계시이기에 바울 개인의 생각이나 주장으로 받아서는 아니 된다는 점을 이 구절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내가 주를 힘입어 너희를 명하노니’라는 말은, ‘이것은 주님의 명령이다’라는 뜻이다.
그리고 ‘모든 형제에게 이 편지를 읽어 들리라.’라고 한 것도 이 편지 내용이 사도 개인의 생각이 아닌 주님의 계시이기에 ‘모든 형제에게 반드시 들려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복음은 땅끝까지 전파되어야 한다. 그 일을 위해 성도는 부름을 받았다.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 하시니라(행1:8).”
바울이 편지 마지막에 “모든 형제에게 이 편지를 읽어 들리라”고 하면서 ‘내가 주를 힘없어 너희에게 명령한다’고 한 이유를 알겠는가?
주님은 당신의 백성을 찾기 위해 일군을 파송하시고, 그 일을 통해 추수할 곡식을 거둬들이신다. 그리고 “알곡은 모아 곡간에 들이고 쭉정이는 꺼지지 않는 불에 태우시리라(마3:12)” 하셨다.
바울이 데살로니가 교회에 편지를 보낸 이유도 복음을 전하기 위함이고, 이 편지를 모든 형제에게 읽어 듣게 하라는 이유도 복음을 들려주기 위함이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가 너희에게 있을지어다(28절).” 이 구절은 통상적인 인사의 말이 될 수도 있으나 그렇게 받아서는 아니 된다.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는 하나님의 아들이 십자가에서 피 흘려 죽고 3일 만에 다시 살아나심으로 자기 백성에게 주어진 것이다. 주님이 자기 백성과 함께 영원히 살기 원하셔서. 그러니 이 사랑을 잊지 말라고 사도는 외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