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3절에 “너희를 다스리며 권하는 자들을 …… 귀히 여기며 너희끼리 화목하라”고 했는데 이런 권면이 필요한 이유는 당시 데살로니가 교회는 아직 복음을 들은 지 오래되지 않았고, 초신자 중에 가르치는 은사를 받은 자가 다른 형제를 지도하는 상황에서 가르치는 자에 대해 존중하거나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 자들이 있었고, 또 그를 인정하는 자와 인정하지 않는 자들 간의 다툼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런 문제는 모든 교회에서 발생할 수 있다. 성령을 받은 자들이 모여 교회를 형성하는데, 이들은 각자 받은 은사가 다르지만 다 주님의 몸 된 교회를 위해 성령께서 필요에 따라 나눠 주셨다. 그런데 자신의 은사는 귀하게 여기고 남의 은사는 얕보는 자가 있었다.
‘각 사람에게 성령의 나타남을 주심은 유익하게 하려 하심이라. …… 지식의 말씀, 믿음, 병 고치는 은사, 능력, 예언, 영 분별, 방언, 방언 통역함을 주시나니 이 모든 일은 같은 한 성령이 행하사 그 뜻대로 각 사람에게 나눠 주시느니라(고전12:4~11절).’
“눈이 손더러 내가 너를 쓸데 없다 하거나 또한 머리가 발더러 내가 너를 쓸데 없다 하거나 하지 못하리라(고전12:21절).”
14~15절에는 “규모 없는 자들을 권계하며, 마음이 약한 자들을 안위하고, 힘이 없는 자들을 붙들어 주며 모든 사람을 대하여 오래 참으라.”라고 했다.
성도는 믿음을 선물로 받아 주의 백성이 되었으나 여전히 아담의 속성이 드러나고 연약한 구석이 있기 마련이다. 그러기에 때로는 책망이 필요하고, 때로는 위로, 때로는 용기를 주면서 형제가 주님의 은혜 위에 온전히 서기를 기다리며 오래 참아야 한다고 사도는 권면하고 있다.
16~18절에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이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라고 했다.
여기서 ‘항상, 쉬지 말고, 범사에’라는 표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특정한 때나 일정한 기간을 말하는 것이 아닌 지속적인 상태를 말한다. 기쁨, 기도, 감사가 끊이지 않고 계속되어야 한다는 말인데 이것이 어떻게 가능한 일인가?
“이는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라고 하셨기에 어떻게든 실천에 옮기려고 애써도 결국 실패할 수밖에 없다. 어느 누가 항상 기뻐하는 자가 있나? 또 쉬지 않고 기도하는 것도 불가능한 일이다. 그리고 모든 일에 감사한다?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런데 왜 사도는 이런 말을 했을까? 사람이 실천할 말씀이 아닌 성령께서 자기 백성을 이런 방향으로 이끌어 가신다는 말이다. 즉 믿음을 선물로 받은 자는 자신이 더 이상 정죄함이 없는 세계에 들어온 것을 깨닫게 된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자에게는 결코 정죄함이 없나니(롬8:1)”라고 하셨다. 그래서 그리스도 안에서는 항상 기뻐할 수밖에 없다.
‘쉼 없는 기도’도 성도가 하는 것이 아니라 성령이 하신다. “이와 같이 성령도 우리 연약함을 도우시나니 우리가 마땅히 빌바를 알지 못하나 오직 성령이 말할 수 없는 탄식으로 우리를 위하여 친히 간구하시느니라 …… 성령이 하나님의 뜻대로 성도를 위하여 간구하심이니라(롬8:26~27).”
그리고 예수님이 하나님 우편에서 우리를 위하여 간구하신다고 말씀하셨다(롬8:34). 그러기에 쉬지 않고 기도하는 상황이 성도에게 주어진 것이다.
‘범사에 감사’하는 것 역시 성도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성령께서 감사의 자리에 성도를 두셨음을 깨닫게 될 때 어떤 환경, 어떤 시간, 어떤 상황에서도 그것이 주님의 영광을 위해 주어진 것임을 알기에 감사하게 된다는 것이다.
20~22절에 “성령을 소멸치 말며 예언을 멸시치 말고 범사에 헤아려 좋은 것을 취하고 악은 모든 모양이라도 버리라”고 했다.
성령을 소멸치 않는 것, 그리고 예언을 멸시치 않는 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일까? 이것은 앞의 구절들과 연결해서 생각해야 한다. 항상 기뻐하고, 쉬지 말고 기도하고, 범사에 감사하는 것이 인간이 해낼 수 있는 일이 아닌 것과 같다.
예수 안에 있는 성도는 예언(하나님의 약속)을 외면할 수 없다. 이미 약속 안에 들어왔는데 어떻게 외면할 수 있단 말인가? 이처럼 ‘성령 소멸’ 역시 성도에게는 불가능한 일이다. 사단이 성령의 뜻을 외면하도록 성도를 유혹하지만 목자되시는 예수님이 성도(양)를 버려두지 않으신다. 막대기와 지팡이를 동원해서라도 그들을 푸른 초장, 쉴만한 물가로 인도하시기 때문이다.
22절에서는 “악은 모든 모양이라도 버리라.”라고 했다. 이 말씀 역시 예수 안에 있는 성도, 결코 정죄함이 없는 세계에 들어온 자가 이 틀을 벗어나 무엇을 생각하거나 염려하는 것을 용납지 않겠다는 말씀이다.
내가 열심히 노력해서 원하는 바를 얻겠다거나, 혹시 내가 실수해서 범죄함으로 형벌을 받지 않을까 염려하는 등등의 생각은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피 흘려 대속하신 그 사랑을 외면하는 일인데, 이런 것들이 바로 ‘악’이고, 이런 악은 그 모양(유사한 것)조차 용납해서는 아니 된다는 것이다.